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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턴'과 정신과적 방어기제 분석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아가 불안에 대처하지 못할 때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제를 말한다. 방어기제에 의한 행동은 일시적으로 긴장을 해소해 주고, 현재의 자아를 용인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나친 방어기제의 사용은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심각한 부적응의 원인이 된다. 이는 무의식 수준에서 작용하며 현실을 왜곡, 변형 또는 기만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방어기제의 종류에는 억압, 취소, 반동현상, 상환, 동일시, 투사, 자기에게로향함, 전위, 대리, 부정, 상징화, 합리화, 보상, 격리, 지성화, 퇴행, 해리, 저항, 승화, 전환, 신체화, 행동화 등이 있다. ‘리턴’이라는 영화에서 극중 인물이 보이는 방어기제는 밑에 첨부하였다. 


극 중 ‘나상우(김태우분)’는 ‘수술중각성’을 경험하게 된다. 수술에 의한 충격으로 1차적으로 불안, 부정(Denial), 억제(Suppression)방어기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단, 극중에서는 런닝 타임의 한계로 환자의 이상 증상은 일정 부분 생략되었다고 생각된다. 영상에서 환자는 수술 후, 격정적으로 불안을 표현한다. 그러나 담당 의사 및 책임진에서 환자의 표현을 수차례 부인하고, 마취에 대한 확신으로 아이(환자)의 주장을 현실과 꿈을 혼동한 것으로 취급한다. 극 중에서는 이러한 환자의 감정선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1차적 방어기제(부정, 억제)는 생략한 것으로 추측된다.


환자는 PTSD로 인해 의도적으로 벌에게 쏘이는 행동을 계속하는 ‘반복강박’ 현상을 보인다. 수술중각성이라는 고통을 번복하여, 자신의 고통을 상기시킨다. 그 후, 병아리를 던져 죽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내재된 공격성향(자신의 욕구나 충동)을 표출한다. 그랬음에도 결국 통제되지 않는 분노를 수술 담당 의사의 자녀를 죽임으로 ‘행동화(Act  ing out)’하며 ‘합리화(Rationalization)’한다. 그런 한편으로는 당시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에 대해서는 격리(Isolation)한다. 이후, 83년 5월에 자신을 치료한 의사의 딸을 살해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담당 정신과 의사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았지만, 갑작스런 환자의 미국행으로 치료를 계속할 수 없었다. 때문에 PTSD에 대한 필수적인 정신과적 치료가 중단되어, 25년 후, 타인을 살해하는 형태로 돌아온다. 환자는 PTSD로 어머니를 잃었다.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피해의식을 극대화시키며, 수술을 집도한 의사들뿐아니라, 그의 후손들까지 살해함에 있어서도 복수라는 '합리화(Rationalization)'를 시킨다.


첫번재로 부정(Denial)이다. 의식화하기에는 불쾌한 어떤 생각, 욕구, 충동, 현실 등을 무의식적으로 부정함으로써 오는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는 정신기제이다. 발달단계 중 최초이면서 가장 원초적인 방어기제. 의식화된다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어떤 생각, 욕구, 충동, 현실적 존재를 비의식적으로 부정한다. 두번째로 억제(Suppression)이다. 의식적, 혹은 반의식적으로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세번째로 행동화(Acting Out)이다. 행동화는 공격적인 사고와 감정 및 외형적 행동들을 충동적으로 표출하는 경향이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을 바람직한 형태로 바꾸어 표현하지 않고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직접적으로 방출하게 된다. 분노발작(temper tantrum)이 행동화의 특징적인 예이다. 네번째로 합리화(Rationalization)이다. 인식하지 못한 동기에서 나온 행동을 그럴듯하게 이치에 닿는 이유를 내세우는 것이다. 다섯번재로 격리(Isolation)이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관련된 감정을 의식에서 떼어 내는 과정으로 고통스러운 사실은 기억하지만 감정은 억압되어 느낄 수 없다. 즉, 고통스런 사실은 의식 세계에 남고, 이와 관련된 감정은 비의식 세계에 보내서 각기 분리되어 있다는 말이다.


PTSD에 대한 증상 보고에 관한 영화로서는 실패라고 생각된다. 극중 PTSD 환자가 범인인데, 스릴러라는 장르 특성 때문인지 범인의 증세가 나오는 부분이 상당히 적다. 때문에 근본적인 분석에 적잖은 어려움을 느꼈으며, 스토리 정리가 뚜렷하지 않아, 중간 중간 다시 보는 경우가 잦았다. 스릴러로서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긴장감을 유도하기 위함인지 쓸모없는 대사, 장면들이 많아 오히려 집중해야 할 부분에선 시선이 흐트러지는 불편함이 많았다. 수술 중 각성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차용한 것은 좋았으나, 이는 많은 무리수를 두었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심리상태, 범인의 성장과정, 캐릭터들간의 갈등구조(주가 되는 네 명 간의 심리적 변화, 범인의 목적의식 등)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훌륭한 심리 스릴러가 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PTSD환자(범인)를 감추고, 복수라는 플롯과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연출에 집중한 나머지 오히려 주요해야 할 부분에 있어선 어색함과 억지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환자를 분석하기 어려웠고,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일정부분의 추측이 동반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소재의 영화도 골라서 다시 한 번 분석을 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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